용의자가 된 나의 친구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4년 차 되었다.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 반복하는데 그중 동부전선의 최전방에는 애록고지에서는 전사한 중대장의 몸에서 아군의 총알이 발견된다. 군 지휘부는 애록고지에 위치한 부대가 적과의 내통으로 인해 상관을 사살했음을 의심하여 방첩대의 중위 '강은표(신하균)'를 보내어 조사시키게 된다. 애록고지에 도착한 은표는 죽은 것으로 알았던 자신의 친구 김수혁(고수)을 만난다. 그저 약해만 보였던 친구 수혁은 2년이라는 군생활로 인해서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을 하였고,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대의 분위기는 이상했다. 신임 중대장(조진웅)을 향한 경례도 없고 북한군의 군복을 춥다는 이유로 입고 다니며, 전쟁고아들이 있었으며 심지어 스무 살 남짓의 어린 청년이 대위의 신분으로 있었다. 은표는 모든 것에 대한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수혁과 함께 고지 탈환 작전에 투입되게 된다. 이제 막 투입된 신임 중대장은 자신의 전쟁 성과를 위하여 무리한 작전을 펼치게 되고 전선의 상황을 모르고 투입된 작전은 부대 전체를 위기에 빠뜨린다. 하지만, 다행히 애록고지의 특성을 잘 알고 있던 수혁과 어린 대위 신일영(이제훈)의 작전으로 위기를 모면하며 후퇴할 수 있게 된다. 중대장은 자신의 의견에 대한 반기만 드는 것 같던 악어중대원들을 못마땅해하던 중 중화군과의 함 화공작 전투를 벌이는 중에 자신의 명령에 불복하는 중사 오기영(류승수)에게 사살의 위협을 가한다. 그 순간 수혁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중대장을 향해 총을 쏴버린다. 눈앞에서 신임 중대장은 죽고 무대의 모든 이들이 아무렇지 않게 은폐하고 하나가 되는 중대 전체의 모습을 보고 은표는 오히려 당혹감을 느낀다. 지난 2년의 세월 동안 과연 악어부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화려한 배우들
당시 고수는 이미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배우였고, 신하균 또한 그랬다. 고수의 역할은 악어부대의 실세로서 이미 중대장 이상의 통찰력과 부대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누구보다 전쟁중 매 순간마다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신하균은 방첩대의 일원으로 상관의 명령에 불복하고 아군을 죽이는 범인을 찾기 위해 나타난 대척점으로서 초기에 지속적인 대립관계를 심적으로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현장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고, 고수가 그토록 대원들의 생명 하나하나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을 희생하여 많인 이들의 목숨을 살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이제훈은 고수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생존된 한 사람이었으며 당시 이제훈은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그의 모습은 관객들을 순식간에 사롭잡기에 충분하였다. 매력적인 눈매와 연기력으로 보였던 것 같다. 무려 10여 년이 지난 이 영화는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선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당시 세 배우의 연기력은 참으로 나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 것 같다.
전쟁의 잔혹함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2011년 당시 나에게 꽤나 많은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다소 억지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도 간혹 있었지만, 악어부대의 모습들 속에서 각 배우들의 연기력과 어린 이제훈의 연기 속에서 매력적인 배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고지를 쟁탈하기 위한 북한군과 한국군의 밀고 밀리는 무의미한 전쟁을 이어가던 중에 결정된 휴전의 순간에서 나는 그들의 마음속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잠시 계곡에서 그간의 억제되었던 전쟁의 억압을 피해 쉼을 갖던 악어부대 대원들은 갑작스레 북한군과 만나게 되었지만 휴전으로 인하여 더 이상 서로에게 총을 겨누지 않고 인사하며 떠나가는 모습 속에서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 전쟁은 발발이 되고, 누구를 위하여 전쟁은 멈추게 되는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상부의 지시로 12시간 내로 조금이라도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고지로 내 던져진 악어부대를 보면서 참으로 처참한 인생임을 느끼게 되었다. 그저 상부의 지시에 의해서 움직이는 한낱 병정개미와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북한군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끝내 북한 지휘관 현정윤(류승룡)은 죽음을 맞이하고 저격수 2초(김옥빈)도 은표에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한국의 악어부대 병사들도 다 죽음을 맞이한 상태에서 은표의 홀로 된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맞이한다. 과연 전쟁이란 무엇을 위해서,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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